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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A의 AI 올인 1년 — 생산성 20배, 그리고 효율화 패러독스

· Sangkyoon Nam

2008년, 손정의는 스티브 잡스를 설득해 iPhone을 일본에 독점 도입했다. 일본 IT 산업의 모바일 전환은 거기서 시작됐다. 2026년, DeNA가 “AI 올인” 1년의 성과를 공개했다. 숫자의 규모와 조직 변혁의 깊이를 보면, 이건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니다. 일본 IT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 시작되고 있다.

#AI 올인 선언, 1년의 성과

2025년 2월, DeNA는 “AI 올인”을 선언했다. 약 3,000명으로 운영 중인 기존 사업을 절반의 인원으로 유지 및 발전시키고, 나머지 절반을 10인 단위 소규모 스쿼드로 편성해 신규 사업을 쏟아내겠다는 구상이었다.

1년 후, 2026년 3월 6일 DeNA × AI Day 2026에서 난바 토모코(南場智子) 회장이 그 성과를 공개했다.

  • 개발 생산성 20배 — 프로젝트에 따라 작업의 95%를 AI가, 인간은 5%만 담당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2025년 11월 Claude Opus 4.5 등장 이후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작업이 급감했다.
  • 법무 계약서 검토 공수 90% 삭감
  • QA 공수 50% 삭감
  • Pococha 라이브 방송 심사 비용 60% 삭감

핵심은 기존 업무에 AI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AI를 전제로 업무 플로우 자체를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DeNA는 이를 “AI 활용 100본노크(百本ノック)“라 부르며, 현장에서 바텀업으로 올라온 AI 활용 사례만 100건 이상을 공개했다. 100본노크는 야구에서 수비수에게 공을 100개 연속으로 쳐서 받게 하는 훈련에서 온 말로, 실전을 반복해 몸에 익힌다는 뜻이다.

#AI 활용의 3단계

난바 회장은 AI 활용의 기술 트렌드를 3단계로 정리했다.

  • 1단계: Prompt Engineering — AI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단계다. “이 코드를 리뷰해줘”, “계약서를 요약해줘”와 같은 일회성 요청이 여기에 해당된다. 1년 전까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아직 여기에 머물러 있다.
  • 2단계: Context Engineering — AI에게 적절한 배경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단계다. RAG 등을 활용해 프로젝트 문서, 코드베이스, 사내 규정 등을 전달하여 답변의 정확도를 높인다.
  • 3단계: Environment Engineering —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정보를 가져가는 시대가 되면서, 가드레일의 설계가 핵심이 됐다. 어디까지 열람을 허용하고 어떤 행동과 출력을 허가할지, 인간이 그 범위와 권한을 결정한다. DeNA는 여기까지 진입했다.

DeNA IT 부서는 AI 에이전트 “레몬군”을 사원으로 등록하고, 위키·캘린더 열람은 허용하되 중요 작업은 인간 승인을 요구하는 식으로 권한을 설계했다. AI를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일원으로 온보딩하는 접근이다. 난바 회장도 매일 Slack에서 이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효율화 패러독스 — “사람이 남았다고 보고하는 사람은 없다”

숫자만 보면 완벽한 성공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AI로 업무 시간이 줄었지만, 사원들은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일”을 그 빈자리에 채웠다. 시간이 남으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미뤄뒀던 일부터 꺼낸다. 결과적으로 “사람이 남았습니다”라고 보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효율화는 성공했지만, 인재를 신규 사업으로 옮기려는 원래 목표는 예상보다 진척이 느렸다.

난바 회장의 해법은 직설적이었다. “어느 정도 난폭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현장이 움직이길 기다리기보다, 탑다운으로 인원을 먼저 이동시키고 빈 자리를 AI로 채우는 순서를 뒤집는 것이다. 매니저 평가 기준에도 “얼마나 인재를 신규 사업으로 보냈는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10인 스쿼드로 유니콘 만들기

DeNA의 신규 사업 전략의 핵심은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파운데이션 모델(LLM)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그 위에서 도메인 깊이로 승부한다.

난바 회장은 “어중간한 전문성은 한 방에 도태된다”고 경고한다. OpenAI나 Google이 범용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사만의 고유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의 조합이 필수다.

DeNA는 이 전략의 실행을 위해 AI 에이전트 사업 전문 자회사 DeNA AI Link를 설립했고, Cognition AI의 자율형 AI 코딩 에이전트 Devin을 일본 최초로 전사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08년 iPhone이 일본에 들어온 뒤에도 모바일 전환은 수 년이 걸렸다. 도구는 하루 만에 바뀌지만, 조직이 그에 맞춰 재편되는 데는 시간이 든다. DeNA의 숫자는 AI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남은 질문은 효율화로 생긴 여백을 새로운 곳에 채우는 속도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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