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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 #book-review #leadership #career #onboarding

[북리뷰] 90일 안에 장악하라

· Sangkyoon Nam

마이클 왓킨스의 The First 90 Days. 원제가 말해주듯 핵심은 단순하다 — 새로운 역할을 맡은 뒤 처음 90일이 그 이후를 결정한다.

90일 안에 장악하라
90일 안에 장악하라 마이클 왓킨스 저 · 박상준 역 · 동녘사이언스 kyobobook.co.kr

#1년 전 — 이직이 확정됐을 때

책을 사두고 제대로 읽어본 건 1년 전, 이직이 확정된 이후다. 퇴사 여행으로 떠난 뉴욕행 비행기에서 순식간에 읽었다. 새 회사에 들어가면 “내가 뽑힌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빨리 성과를 내고 싶어지지만, 책은 처음 30일은 학습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이전 회사에서의 성공이 내 노력과 능력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받쳐준 것들이 훨씬 크다. 오랜 시간 쌓아온 동료와의 신뢰, 조직의 맥락에 대한 이해, 암묵적으로 공유된 배경 지식 — 그것들이 뒤에서 받쳐줬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새 회사에서는 그 모든 게 제로다. 나 자신은 같은 사람이지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다르다. 처음 30일을 학습에 쓰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부분이다.

새 회사에 합류하면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팀 간 역학, 숨겨진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기술은 문서를 읽으면 따라갈 수 있지만, 맥락은 사람을 만나야 보인다. 나는 처음 한 달간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1:1을 잡았고, 코드보다 사람과 프로세스를 먼저 이해하는 데 시간을 썼다.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그게 오히려 이후의 속도를 만들었다.

이직 직후에는 빠르게 인정받고 싶다는 유혹도 있다. 하지만 조직을 아직 모르는 상태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면 저항만 생긴다. 책에서 말하는 “얼리 윈(Early Win)“은 그래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는 얘기다. 내 경우에는 기존 구성원들이 암묵지로 능숙하게 처리하던 CS 업무를 따라가며 문서화했다. 거창한 건 아니었지만, 학습에도 도움이 됐고 문서화 자체가 가시적인 성과가 됐다.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면서 스스로 적응하고 있다는 감각이 생기고, 주변으로부터 신뢰가 쌓인다. 그게 나중에 더 큰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지지대가 된다.

#최근 — 리더가 된 동료에게 추천하며

최근 리더를 맡게 된 동료에게 추천해주기 위해 책을 다시 한번 펼쳤다. 1년 전과 다른 부분들이 눈길을 끌었다.

처음 리더십을 맡으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내가 잘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개발을 잘해서 리더가 됐으니, 코드 리뷰를 더 꼼꼼히 하고, 아키텍처 결정에 더 깊이 개입한다. 이직할 때 빠르게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닮아 있다. 여기서도 같은 말이 나온다.

승진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전 역할에서 성공하게 만들어준 행동을 멈추는 것이다.

리더의 일은 자신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전환이 안 되면 마이크로매니저가 되기 쉽다. 열심히 하고 있지만 팀은 오히려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과거 내가 처음 리더가 됐을 때 받은 피드백도 동일했다 — 네가 잘하는 건 이제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이 잘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

STARS 모델도 이번에 다시 눈에 들어왔다. 내가 맡은 조직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진단하라는 프레임워크다.

상태설명리더의 역할
시작 (Start-up)처음부터 만드는 단계빠른 실행, 팀 구성
회생 (Turnaround)위기를 돌려야 하는 단계문제 진단, 방향 전환
급속 성장 (Accelerated growth)성장을 가속해야 하는 단계구조화, 프로세스 정립
재조정 (Realignment)방향을 재정렬해야 하는 단계위기 인식 공유, 변화 주도
성공 지속 (Sustaining success)성공을 유지하는 단계혁신 유지, 안주 방지

같은 “리더”라도 스타트업 초기 팀을 이끄는 것과 안정된 팀을 유지하는 건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위기 상황의 팀에 안정기 전략을 쓰면 실패하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먼저 진단하고, 거기에 맞춰야 한다.

#역할이 바뀔 때마다 꺼내 읽는 책

이직할 때는 “먼저 듣고, 학습하라”에 밑줄을 그었고, 리더 관점에서는 “이전 역할의 성공 패턴을 버려라”에 밑줄을 그었다. 다음에 이 책을 다시 펼칠 때는, 또 다른 곳에 밑줄을 긋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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